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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성격유전, 환경, 자아탐구)

by kkeudok 2025. 10. 28.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리뷰

케빈 J 미켈의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What We Are Born With)』는 인간의 성격과 기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깊이 있게 탐구한 심리학 저서입니다. 저자는 유전과 환경, 그리고 개인의 선택이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는지를 섬세하게 분석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과학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통찰을 제공하는 자기탐구의 안내서입니다.

타고난 성격의 실체 – 유전이 만드는 기질의 뿌리

케빈 J 미켈은 인간의 성격이 단순히 환경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통념에 도전합니다. 그는 다양한 쌍둥이 연구와 유전자 연구를 인용하며, 타고난 성향이 인간의 행동과 감정 반응을 결정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유전자는 기질의 기초를 형성하고, 특정 상황에서의 반응 패턴을 미리 설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켈은 “모든 것이 유전이다”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유전이 가능성의 영역을 열어주며, 그 가능성을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킬지는 개인과 사회의 몫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타고난 불안 성향을 가진 사람은 예민함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쉽게 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섬세한 관찰력과 공감 능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미켈은 이런 차이를 통해 ‘유전은 시작점이지 운명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성격유전의 논의는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넘어, 인간의 자유의지와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이 이 책이 단순한 학술서가 아닌 자기이해의 책으로서 읽히는 이유입니다.

환경이 만드는 두 번째 자아 – 후천적 영향의 힘

저자는 인간의 성격이 전적으로 유전만으로 설명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환경의 중요성을 세밀하게 풀어냅니다. 가족의 양육 방식, 사회적 관계, 문화적 배경, 경제적 조건 등은 모두 우리의 성격을 재구성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미켈은 ‘환경은 유전의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무대’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마치 씨앗이 토양과 햇빛, 물의 조건에 따라 다르게 자라는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똑같이 ‘외향적 기질’을 타고났더라도, 사회적 지지가 강한 환경에서는 긍정적인 리더십으로 발전할 수 있고, 반대로 억압적인 환경에서는 공격적 성향으로 왜곡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미켈이 ‘환경’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물리적 조건으로 한정하지 않고, 인간의 ‘경험’과 ‘관계’를 포함해 정의했다는 점입니다. 즉, 우리가 누구를 만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어떤 사건을 겪는지가 곧 우리의 심리적 환경을 구성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독자로 하여금 “내가 지금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나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결국 우리는 환경을 통제할 수 없지만, 환경에 대한 해석과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자아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자아탐구의 여정 – 유전과 환경을 넘어 ‘나’를 이해하기

케빈 J 미켈은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자아탐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인간이 타고난 유전자나 주어진 환경의 결과물만이 아니며,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삶을 다시 구성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때 자아탐구란 단순히 자신의 성격을 분류하거나 강점을 찾는 행위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 안의 복잡한 기질, 과거의 경험, 현재의 감정 반응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수용하는 과정입니다. 미켈은 독자에게 “당신은 당신의 기질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일부일 뿐입니다.”라는 문장을 남깁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자신을 규정짓던 여러 틀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시선으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책 전반을 통해 느껴지는 저자의 태도는 따뜻하면서도 과학적입니다. 그는 인간을 데이터로만 보지 않고, ‘삶의 이야기’를 가진 존재로 바라봅니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가 자신의 성격적 특성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그것을 이해하고 성장의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게 돕습니다. 결국 이 책은 “나는 왜 이런 사람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나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동반자입니다. 자아탐구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인간의 본성과 성장의 본질을 동시에 다루는 책입니다. 유전과 환경, 그리고 개인의 선택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과학적으로 그리고 철학적으로 풀어냅니다. 읽는 내내 느껴지는 것은, 결국 우리의 성격은 정해진 결과가 아니라 ‘가능성의 스펙트럼’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 타인을 이해하려는 상담가나 교육자, 혹은 심리학에 관심 있는 모든 분께 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